출산을 하고 난 이후 자꾸 깜빡깜빡하는 건망증이 좀 심해진 것 같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인가? 기억력도 감퇴하는 듯.... 그래서인지 가스불 위에 냄비를 올려두고 까먹기도 한다. 정말 큰일 날 일이다. 까먹지 않더라도 모유수유를 하다보면 타이밍상 끊지 못하고 끓고 있는 냄비 생각하며 발만 동동 구를때도 있다.
그러다 결국!! 냄비 하나를 홀랑 태워먹었다.
감자와 삶은 계란으로 샌드위치를 만들려고 감자를 찌다가 홀라당 태워먹었다. 엄마가 결혼 할 때 사준 냄비. 스텐냄비는 철수세미로 빡빡 문지르면 되서 굉장히 편하다. 왠만한 오염은 다 닦이는데 이렇게 새카맣게 탄 냄비는 음...... 뭔가 철수세미로만 했다간 냄비가 망가질 것 같다.
그래서 내 힘 하나도 들이지 않고 초간단! 초간편하게 탄냄 비닦는 법을 준비했다.
탄 냄비 닦는법
준비물은 왠만한 집이라면 있을법한 과탄산소다만 있으면 된다. 과탄산소다는 표백의 기능도 있어서 빨래 삶을때 넣어도 좋고 하얀 옷 세탁할때 넣어도 좋다. 베이킹소다보다 과탄산 소다를 더 많이 쓰는 것 같다. 아기 키우는 집은 필수품이다.
방법은 아주 아주 간단하다. 탄 냄비에 적당한 물과 과탄산소다를 넣은 후 끓여주기만 하면 끝! 나는 물은 약 700ml에 어른밥숟가락으로 한숟가락을 넣었다. 이건 냄비 사이즈마다 양조절이 필요할 듯하다.
물이 끓으면서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기 시작한다. 거품에 보이는 거뭇거뭇한 것들의 정체는 냄비의 그을음. 그을음이 벗겨지면서 거품과 함께 올라온다. 거품이 넘칠 것 같아서 숟가락으로 떠내줬다.
그래고 보글보글 거뭇거뭇하게 올라오는 그을음들. 냄비가 잘 닦이고 있는 것 같아서 매우 흡족한 마음이 들었다.
가스불을 끄고 나면 물이 붉은색으로 변한게 보인다. 이게 다 냄비의 그을음 때문이다.
냄비 군데군데 매우 지저분하다. 완벽하게 냄비가 닦이지 않아 혹시... 실망하셨다면 아직 실망은 이르다. 우리에겐 철수세미가 있다.
물과 과탄산소다로 불려놓은 그을음을 철수세미로 가볍게 문질러 줘야 탄 냄비 닦기가 끝이 난다.
철수세미로 힘 안들이고 정말 가볍게 문질러주기만 했는데 냄비가 아주 깨끗해졌다. 하마터면 5년도 안 쓴 스탠 냄비를 버릴 뻔 했는데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살려냈다.